안전불감증에 위협받는 우리 아이들 등하굣길
게시일 : 2019.12.13 12:32
안전불감증에 위협받는 우리 아이들 등하굣길!

어린이 통학로를 막는 불편한 진출입로를 고발 합니다.


최근 민식이법이 통과하는 등 스쿨존에서의 어린이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. 하지만 이곳은 오히려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. 아이들이 다니는 통학로에 차가 오갈 수 있는 진입로가 생긴 것입니다. 과연 어떻게 된 일 일까요?


이곳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한 차산초등학교 앞입니다. 큰 창고 건물이 눈에 띄는데요. 중간에 뚝 끊겨버린 담장도 보입니다. 그 담장이 끊긴 곳에 자동차가 도로로 오갈 수 있는 진출입로가 나 있습니다.


이 부지에 건물을 지을 때 공사차량들이 드나들던 출입구는 학교 정문을 지나서인, 인근 사찰인 동원정사로 통하는 길에 나있었습니다. 이곳으로 차량이 다닐 때에는 주민들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.


그런데 문제는 기존에 있던 담장을 허물고 차량이 출입할 수 있는 새 진입로를 만들면서 생겼습니다. 새 진입로는 많은 아이들이 지나가는 통학로를 가로지르기 때문인데요. 건물에 많은 차가 지나다닌다면, 아이들은 매번 사고의 위험에 노출됩니다.


이 곳은 8년 전, 공원 조성 중 아이 한 명이 10톤 급수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. 이미 가슴 아픈 일을 경험한 적이 있기에 학부모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. 학부모를 만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.

최진영, 박경진, 이영란 / 차산초등학교 학부모

Q.진입로 변경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?
A.큰 대형트럭이 한 번에 돌아 나갈 수 없습니다. 중앙선 침범은 물론이고 앞뒤로 뺐다 반복하다보면 아이들이 지나가다 사고가 날수 있다는 거죠. 여기는 창고가 지어졌잖아요. 가정집이 아니라 분명 큰 차들이 들어올거에요. 큰 차가 들어오면 어린아이들은 안보입니다. 그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.


Q. 근본적인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?
A.저희는 지금 있는 출입구를 기존대로 무조건 폐쇄하고 기존 공사차량들이 출입했던 옛 출입구(동원정사 방향)로 바꿔달라는게 저희 학부모들 입장입니다.


학부모들은 읍사무소에 건물의 진입로를 기존의 위치로 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지만,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. 근린생활시설, 즉 상업시설이나 사무실로 쓰겠다고 허가를 받았으면 기본적인 안전만 확보되면 통로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.

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담장 때문에 통학로가 가려져 차량 운전자가 아이들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.

담장 때문에 통학로가 완전히 가려져 위험하다는 지적에 당국은 담장 높이를 낮춰 시야를 확보하라고 했답니다.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사용승인이 나지 않자 건축주 측은 눈 가리고 아웅 하듯 진입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담장만 조금 더 허물었을 뿐입니다.


윤상훈 / 차산초등학교 안전생활부장 교사
Q.담장을 조금 낮췄는데 학교측에선 어떻게 생각하나요?
A.아이들 눈높이(운전자 시야확보) 때문에 옆 부분을 허물어서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미봉책이죠.
건물주나 땅주인이 그렇게 한거 같은데 근본적인 안전 대책은 되지도 않고.


학교를 마치고 아이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습니다. 안전요원들은 아이들을 가급적 공사 중인 통학로 대신 건너편 인도로 다니도록 하고 있습니다. 그런데 그 아이들은 아래로 내려가 다시 길을 건너야 집으로 갈 수 있습니다. 주민들은 지금 진입로가 나있는 인도가 아이들이 가장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입 모아 말하고 있습니다.

하교 안전 봉사 학부모
Q. 하교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있나요?
A. 네. 지금 아이들 하교 시간인데 큰 차들 학원차도 많이 지나가고 옆에 공장인지 건물이 새로 생기면서 지금 공사차량이 지나다녀서 굉장히 위험하거든요

최근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되는 등 어린이 안전사고에 관한 대책이 나오고 있습니다. 민식이법이란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 사고 이후 발의된 법안인데요.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고 있는 ‘도로교통법 개정안’과,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’등 2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. 이런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지만, 정작 현실은 어린이 안전에 대해 나 몰라라 하는 곳이 태반입니다.

특히 이 진입로는 높은 곳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며 인도를 가로지르게 되어있어 더욱 위험합니다. 게다가 도로 폭이 좁아 이 건물 주차장에서 좌회전을 할 수 없고, 중앙선도 실선으로 그려져 있습니다. 결국 건물에서 나가는 차량은 우회전을 한 후 학교 앞이나 절 앞 진입로까지 들어가 유턴해서 나와야 하는 상황입니다.

네, 저는 지금 화도행정복지센터 앞에 나와 있습니다. 학부모들이 민원을 계속 제기하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요. 학부모가 이제 곧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다고 합니다.

학부모들은 담당 공무원과의 면담에서 진출입로를 기존 공사 중 사용했던 위치로 다시 되돌리고 담장은 원상 복구하라고 요구했습니다. 사실상 통학로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한 것입니다. 그리고 2차선 도로 중앙선에 안전봉을 설치해 달라고 했습니다.


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현장 답사를 또 할 것이며, 학교 측과 학부모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.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.


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은 부끄럽게도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. 어른들의 부주의 때문에 아이들이 다치고 있습니다. 민식이법이 통과돼 더 엄한 처벌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법을 지켜도 희생자는 줄어들지 않습니다. 법은 언제나 구멍이 있기 때문입니다.


이 통학로를 지나는 출입로는 법령에 나온 조항들과 도면 등 서류만 보면 법을 준수해 지어졌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.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 본 바로는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보였습니다. 법은 모두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안전입니다. 민식이의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되겠습니다.


현장에서 교통뉴스 공 희연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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